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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빼고 다 만만한. CORSAIR VOID PRO RGB USB
by 기글하드웨어 | 조회 12,087 | 등록일 201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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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맵 안에 다 보일 정도로 자기장이 줄었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사람은 수십명. 위치 선정이 구려 시야 확보도 안되고, 자기장을 맞으면서 버티기엔 도핑할 약이 없습니다. 치킨까진 바라지도 않고 탑텐 안에만 들었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너무 큰 바램일까요. 용기를 내서 자리를 벗어나는 순간 쏟아지는 총알들. 다행이도 총알이 다 명중하진 않지만 별로 다행같진 않습니다. 격발음과 비과음, 착탄음이 뒤섞이고 총알이 어디서 날아와 어디에 박히는지 도통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저쪽 언덕의 나무를 엄폐삼아 쏘는건지 양각을 잡힌건지 계산이 안되고, 결국 누구한테 죽는건지 알지도 못한채 의문의 노잼사. 마침 닉네임도 중국스럽게 샤오샤오를 넣었기에 '이놈은 분명 핵일거야' 하고 데스캠을 돌려보니 핵도 아니고 그냥 뻔히 보이는 곳에서 총을 쏘는데 에임은 저렴하고 샷발은 구립니다. 저런 애의 총알 사이로 코사크 댄스를 추다 픽 하고 쓰러졌다니 치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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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잘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버스를 타면 나아질까요. 분명 등수는 오르는데 재미는 더 없어집니다. 친구란 것들이 하나같이 여포의 후손인가 한글을 깨치다 말았나 초반 오더에서 말할 줄 아는 단어가 밀베 아니면 포친키밖에 없어 첫번째 자기장이 뜨기도 전에 총 한 자루 못 주워보고 비참하게 맞아 죽기 일쑤, 행여나 운이 좋아서 AR에 약좀 주워 후반을 노려보면 그때부터 시할머니 시어머니 시누이의 삼신기를 방불케 하는 훈수가 쏟아집니다. 저기 몇시에 사운드라느니 언덕 뒤에 에땁이라는데 도대체 얼마짜리 보청기를 하셨길래 그런게 귀에 쏙쏙 꽂히나요 묻고싶지만 참읍시다. 지금도 오더하는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나거든요. 헤드셋에 마이크는 잔소리를 벡터처럼 쏟아내기 위한 액세서리였나 고민하다보면 잔소리 때문에 발자국 소리가 묻혀서 안들릴 지경이나, 사실은 그런 소리가 들려도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결론은 어버버 어버버 하다가 사망하는 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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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이 반복되면 나도 남들처럼 사-플, 사운드 플레이라는 걸 해봐야겠다 마음을 먹고 게이밍 헤드셋을 지르게 됩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오늘부터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선언한 후, 바로 옆에 굴러다니는 볼펜으로 뭔가를 그려볼 생각은 안하고 인튜오스니 신티크니 하는 타블렛부터 알아보는 거랑 똑같죠. 총소리 한방에 총 종류부터 부착물에 방향까지 꿰차는 사람들은 이어폰으로도 충분히 구분하고, 언제 어디서 무엇이라고 오더 딱딱 내리는 사람들은 거창한 마이크가 필요 없는데도 말입니다. 하여간, 그래서 사게 된 것이 커세어 보이드 프로 RGB USB 게이밍 헤드셋(CORSAIR VOID PRO RGB USB)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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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명  CORSAIR VOID PRO RGB USB
헤드폰 구성 스테레오(2채널. 가상 7.1채널)
헤드폰 주파수 응답 20Hz~20kHz
헤드폰 임피던스 32k Ohms @ 1kHz
헤드폰 드라이버 50mm 
마이크 종류 단일 지향성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 주파수 응답 100Hz~10kHz
마이크 임피던스 2.0k Ohms
마이크 감도 -83dB(+/- 3dB)
색상 블랙, 화이트
연결 단자 USB 타입 A
크기 205x100x191mm
무게 390g(케이블 제외)
보증 기간 2년
가격 129,000원(2018년 1월 다나와 최저가)

 

 

하필이면 왜 이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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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사람에게 괴로움을 선사하기 위해 부단히도 많은 노력을 해 왔습니다. 호환, 마마, 전쟁 그리고 불량 비디오 같은 것들로 말이죠. 거기에 영리하기까지 합니다. 이제는 옛날에 쓰던 전략이 막히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에,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에서 사람을 공략하고 있거든요. 기껏 돈주고 산 물건이 실망스럽다면 그게 얼마나 큰 좌절로 다가오는지 악마는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싸구려지만 그 이상으로 싸구려처럼 보이는 하이글로시한 플라스틱, 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는 인조 가죽과 합성 직물 패드, 세살짜리 애를 헐크나 슈퍼맨으로 둔갑시킬 정도로 허약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프레임,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도 한마리 살고 있는건지 왼쪽 오른쪽 번갈아가며 소리가 나지 않는 스피커를 두루 갖춘 저가형 헤드셋이 시장에 판매되는 걸 부추기는건 아닐까 의심해 봅니다. 아니면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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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런 무시무시한 악마조차도 돈을 바르면 감히 범접하지 못합니다. 물건의 액수가 올라가면 앞서 열거한 악마의 온갖 지저분한 술수가 대체적으로 사라지는 편이거든요. 이건 다나와의 상품 의견에 달린 댓글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저가형 게이밍 헤드셋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어떤 불편 사례와 불만 사항이 있는지를 찬찬히 정독하다 보면, 왜 저게 저 가격에 팔리는 것인지를 납득하게 됩니다. 물론 아무 불만 없이 잘 쓰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고,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이 유독 댓글을 많이 남기겠지만, 그래도 기왕 새로 사는거 저렴한 것만 찾다가 스트레스까지 사은품으로 받는니 그냥 좀 더 투자해서 비교적 괜찮은 걸 사는게 어떨까 태도를 바꾸게 됩니다. 그렇다고 비트코인이 대박난 것도 아닌데 엄청나게 비싼 건 지갑이 허락치 않고, 어중간하게 나온 게 이 커세어 보이드 프로 RGB USB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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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진으로 봤을 땐 3만원 안팎의 저가형 헤드셋처럼 없어보이진 않았습니다. 저가형 헤드셋들은 저마다 '이 세상 헤드셋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미래 지향적이고 사이버스페이스 풍인데, 기획한 사람이 사춘기의 반항심 가득한 청소년인가 방향을 완전 잘못 잡아서 80~90년대의 뾰뵤봉 뿅뿅하는 사운드와 은색 비닐옷과 어울릴법한 촌스러운 자태로 완성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커세어 보이드 프로 RGB USB는 그렇지 않습니다. 10년 전에 나왔으면 오오 고급지다 이랬을테고, 10년 후에도 이정도면 무난하네 소리를 들을 디자인입니다. 물론 정말 허접해보이는 물건도 사진빨과 포샵빨을 잘 세우면 명품으로 둔갑합니다만, 이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완벽한 디자인이란 말은 아닙니다.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30만원이 넘는 초 고급형 제품도 아니거늘 전과목 만점을 바라는 건 좀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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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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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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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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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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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로 헤드셋을 고정하고, 옆에는 보호 비닐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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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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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는 참 볼게 없는데, 별거 없는 짤막한 내용을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써놨기 때문입니다. 저 중에서 영어 하나도 제대로 못 알아먹는데 다른 나라 말이 필요할리가. 국내 정발 버전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문제는 헤드셋이 아니라, 니 귀랑 손가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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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함부로 발을 들여선 안되는 분야가 몇 있습니다. 오디오, 카메라, 자동차, 최근에는 여기에 가상화폐가 추가된 듯 한데, 한번 시작하면 헤어나올 수 없는데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것들이죠. 이걸 다 이야기하재도 끝이 보이지 않으니 오디오만 봅시다. 이쪽 분야에서 음악 좀 듣겠자면 몇 십만 원짜리 헤드폰은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정도는 되야 소리를 들어줄만 하다는 평이 나오죠. 허나 서편제 유봉 노인 수준으로 소리에 까탈스러운 사람이라 해도, 게이밍 헤드셋에 레퍼런스 헤드폰 수준의 높은 잣대를 들이대진 않을 겁니다. 애시당초 용도가 다르니까요. 그리고 그 점을 잊지 않고 소리를 들어보면, '게이밍 헤드셋 치고는' 그냥저냥 들어줄만한 소리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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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저음이 좀 올라가고 명료도가 부족한게 아닌가 싶지만, 게이밍 헤드셋에서 베이스 부스트는 오히려 당연하다 보이며 명료도는 가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무엇보다 게임 안에서 카츄샤 다연장로켓의 발사음을 들으며 '스탈린의 오르간 소리가 일품이군' 같은 개드립을 치거나, 죽음이란 교향곡을 연주하는 지휘자 같은 지금 스스로 써놓고도 손이 오글거려서 지우고 싶은 중2병 컨셉을 지키고 싶은게 아니라면 이 헤드셋에 너무 지나친 오디오 품질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이 이상을 바란다면 정말 레퍼런스 헤드폰 끼고 옆에 마이크를 붙이던가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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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패드는 적절히 큽니다. 한국을 유난히도 사랑하는 유비소프트 CEO의 전생이나 무상정등각자 석가세존에 견줄만큼 귀가 크지 않다면야, 게임을 말아먹은 핑계로 새로 산 헤드셋이 귀를 눌러 아프다는 말은 하지 못할 겁니다. 여기에 차음성도 좋습니다. 일단 이 헤드셋을 끼고 있으면 옆에서 늘어놓는 잔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어?' 하고 짜증난 것처럼 반문하게 됩니다. 그럼 상대는 '아 얘가 게임을 6천원짜리 순대국밥 말아먹듯 해 잡수셨구나'하고 생각하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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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헤드폰의 소리는 밖으로 상당 부분 새어 나옵니다. 귀 버리는게 질색이라 볼륨은 상당히 낮춰놓고 쓴다고 자부하는데, 옆에서 소리만 듣고 '방금 날라온건 움프네' '윈체스터에 맞아 죽다니 니가 사람의 아들이냐' 같은 비아냥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게임하면서 나는 키보드 타건음이나 마우스 광클 소리보다는 덜 거슬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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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어컵을 옆으로 돌리고 마이크를 안으로 접어서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수납용 외에 다른 용도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는게, 설마 귀가 이렇게 평행으로 달려있는 분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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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밴드는 나름 넓게 펼쳐지고 길게 늘어납니다. 제 전투모가 58호인데 착용에는 문제가 없으니, 라면도 아닌데 얼큰하다는 분들까지도 커버하긴 충분합니다. 머리와 귀에 닿는 부분은 나름 푹신하고 부드럽지만 언젠가는 머리냄새와 얼굴기름에 절여지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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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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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밴드 바깥에는 눈금이 있어, 어디까지 늘려두는지를 가늠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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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밴드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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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밴드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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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냄새나고 답답하고 그냥 내 머리 위에 건방지게 뭔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들어서 방탄모부터 헤드셋까지 뭔가를 쓰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저같은 사람한테는 350g이 안되는 이 무게도 몹시 무겁게 느껴집니다. 표기 스펙보다는 꽤 덜 나가는군요. 그래도 이게 머리 위에 두르지 못할 정도의 무게는 아닙니다. 하이엔드 레퍼런스 헤드폰 중에 무게가 이정도 나가는 물건들은 수두룩하니까, 보이드 프로가 특별히 무겁거나 가벼운 건 아니라 봅니다. 이게 갑갑하면 헤드셋 쓰지 말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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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도 '어디까지나 게이밍'이라는 전제 조건 하에선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불후의 명곡을 녹음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스튜디오에 가야죠. 이건 게임하면서 의사소통하는 용도지 그 이상을 바랄 건 아닙니다. 또 단일 지향성에 노이즈 캔슬링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게 없으면 위에서 말하는 소리와 함께 아래에서 뿡뿡하는 소리까지 다 들어갈 겁니다. 근데 정말 그 소리를 거르는지 막히는지는 실험을 안해봐서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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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헤드셋 중에는 마이크를 올리면 음소거가 되는 기능이 있는 듯 하나, 여기에는 그런 배려까지는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게임 도중에 모친의 안부를 물어볼것 같은 팀원이 있다면 헤드셋 왼편, 커세어 로고 뒤에 달린 마이크 음소거 버튼을 꾸욱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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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이크에 달린 LED가 빨간색으로 깜박거려 '니가 지금 뭐라 말해도 마이크에 안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 욕을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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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봉은 아주 탄력이 좋고, 힘을 주어 구부리면 그 각도를 유지합니다. 먼지나 때가 잘 묻는 재질이지만 워낙 실용적인 구조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허나 마이크 봉과 헤드셋의 연결 부위 안쪽이 좀 날카롭지 않나 생각되네요. 마이크를 가장 아래로 내렸을 때 맞춰서 케이스 플라스틱을 성형해 그런가, 그 외에 다른 각도에선 저 부분이 거슬립니다. 혹여나 마이크를 올리고 내릴 때는 저 부분에 긁히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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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소거 버튼 뒤쪽에는 앞으로 까딱, 뒤로 까딱하는 스위치가 있습니다. 이걸로 헤드셋 볼륨을 조절하지요. 조작 방식이야 호불호가 갈리니 뭘 어떻게 해도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거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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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길이는 2m. 사용 환경에 따라선 거추장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길거나, 승리의 세리머니로 저질 댄스를 추기엔 너무 짧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양쪽 모두에서 욕을 먹는게 가장 무난한 선택이죠. 케이블 길이에 대해선 토를 달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탄력있는 케이블과 고무 재질의 커넥터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게임하다가 딱 한번 마이크에서 잡음이 끼는데 채팅 프로그램과 게임 재시작에 음소거를 반복해봐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USB 포트를 뺐다가 다시 끼우는 걸로 해결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게 3.5mm 아날로그라면 지극히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디지털인 USB에서 이런 일이라니 참 신비로운 일입니다. 제 착각도 아닌것이, 여기에 대해선 저 말고도 같이 게임하던 기글 회원 3명이 증언을 해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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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은 애매합니다. 우선 RGB LED 발광 패턴과 색상을 설정하는데 꼭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헤드셋 옆의 반짝거리는 LED보다 게임을 얼마나 더 잘하는지를 궁금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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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켜진 헤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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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비 헤드폰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필요합니다. 이 기능을 켜면 소리에 반향과 보정을 잔뜩 집어넣어, 매우 박진감 넘치게 쏟아지는 총알 소리 가운데에서 사망을 맞이하는 신비로운 체험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디스코드 같은 채팅 앱을 통해 나오는 말소리는 동굴 한가운데서 말하는 듯한 사운드로 변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채팅에는 방향이 없으니까요. 처음에는 '오오 신문물이다'이러면서 신기해 하겠으나 나중에는 귀가 피로해서 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소프트웨어 이퀼라이저랑 별반 다를게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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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프로그램 설치 전에는 음소거 버튼을 눌러도 효과음만 들리는데 그쳤으나, 이 프로그램을 깔면 거 되게 끈적한 목소리로 On/Off 같은 정보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이게 답니다. 이것 외에 프로그램을 쓸 일은 전혀 없습니다. 커세어는 자사 제품의 데모 기능을 넣어두면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나 본데, 별 쓰잘데기 없는 데모는 왜 넣어서 용량을 불리나 이런 생각밖에 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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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모델에선 이보다 더 복잡한 설정도 가능한 듯 한데, 커세어 입장에서 이 제품은 그만큼 고급형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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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걸 다 합쳐서, 관건은 '이 게이밍 헤드셋이 게임의 사운드 플레이에 쓸모가 있냐'는 것입니다. 도움이 아예 안된다고는 말을 못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쓸 수 있는 착용감을 위한 시도, 최고는 아니어도 중간은 하지 않나 싶은 사운드, 이래저래 자질구레한 기능까지 있으니까요. 문제는 게임 잘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번들 이어셋으로도 잘만 사람을 죽이고 다니며, 헤드셋이 바뀌었다고 해서 없던 피지컬과 판단력과 운영 능력이 생기진 않는다는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총알이 날아오면 '몇시 Y자 나무'가 아니라 '으아아 총맞았어 뒤쪽이야 몰라 리바좀'이러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게임이 안 풀린다고 헤드셋 탓을 하진 맙시다. 문제는 다른데 있으니까요.

 

 

CORSAIR VOID PRO RGB U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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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의도적으로 가격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물건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가격이기에 가장 마지막에 말하고 싶었거든요. 2018년 1월 기준으로 커세어 보이드 프로 RGB USB 헤드셋은 다나와 최저가가 12만 9천원입니다. 오픈마켓에서 사면 13만 3400원. 여기에 배송비 2500원 씩은 별도입니다. 그럼 이 헤드셋이 13만원 어치의 값어치를 하느냐. 라고 말하기는 좀 미묘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단점이 없는 물건은 아닙니다. 그럼 저는 만족하면서 쓰고 있느냐. 라고 물으시면 그렇다고 말하겠습니다. 왜냐면 저는 1개가 아닌 2개를 13만원에 샀거든요. 1개 6만 5천원이라면 이 헤드셋은 정말 괜찮은 물건입니다. 13만원이라면 좀 비싼 감이 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마존에서 여전히 1개 49.99달러에, 한국으로 직접 배송까지 시켜줬기에 몹시 편하게 해외 구매를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79.99달러로 올랐습니다. 여기에 배송료를 더하면 9만 원이 좀 안되니 한국보다 싸긴 하지만 제가 샀을때만큼 가성비가 좋진 않네요. 여기에 한국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던가 A/S의 부재를 생각하면 더욱 애매해지죠. 사실 이 헤드셋의 사용기를 쓰려고 처음 마음먹었을 때만 해도 가격이 오를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지금은 적지 않게 올랐으니 '해외의 특가 판매'와 '국내의 정가 판매'를 놓고 비교하는 격이 됐네요. 한국과 미국의 시장 차이나 할인율은 논외로 놓고 치더라도, 이게 썩 공정한 비교는 아니죠. 아무리 특가 판매를 한달 가까이 진행했다고 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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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용산 프리미엄이라고들 하죠.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제품이 비싼 현상 말입니다. 저는 그 이유를 이해합니다. 용산 업체들의 고충이 어떤지, 얼마나 물건 떼와서 장사하기 힘든지를 알고 있습니다. 보통의 소비자들보다는 용산 사정을 들을 기회가 더 많은 편이라 그러겠지요. 허나 그런 고충이 있는 것과, 실질적인 구매 가격이 비싼 건 따로 놓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가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 무조건 정발 제품을 사야하는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A/S를 사실상 포기하는 단점이 있다 한들 가격 차이가 크다면 다른 경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러다보면 국내에서 커세어가 가격에 허세가 끼었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핵심 키워드: 커세어, 게이밍 헤드셋 
 
사기 전에 확인할 것: 게이밍 헤드셋 쓴다고 게임 잘하는 거 아님. 아마존 특가를 노려 보세요. 
 
추천 대상: 적당히 고급진 게이밍 헤드셋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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