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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CAT은 왜 Kone Pure 무선을 내놓지 않는 걸까? [1]

ROCCAT은 왜 Kone Pure 무선을 내놓지 않는 걸까?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마우스 중 하나를 꼽으라면 Kone Pure 시리즈는 반드시 포함됩니다. 특히 Ultra 버전은 구멍을 뚫지 않고 경량화한 대표적인 마우스라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구멍을 뚫지 않고 경량화한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 거냐고 물으실 수 있습니다. 마우스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립감입니다. 센서가 제아무리 좋더라도 손에 맞지 않으면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죠. 하우징에 구멍을 뚫어 놓으면 그립감이 변하게 됩니다. 특히, 옆면 그립부가 그렇습니다. 이걸 보완하기 위해 별도로 판매하는 폴리우레탄 그립을 부착하기도 하는데, 추가 지출이 발생할뿐더러 수명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 구현이 어렵겠지만, 원래 형태를 유지한 채로 무게를 줄이는 게 여러모로 최선입니다.


프로게이머,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FPS 유저들이 사랑하는 Kone Pure가 경량화에 앞장서면서 시장 흐름을 바꾼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는 법. 사람들은 그다음 제품을 기다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Kone Pure Ultra Wireless(가칭)를 말이죠. 아주 허황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새로운 라인업인 KAIN 시리즈에도 무선 제품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이 설계를 Kone Pure Ultra에 그대로 적용하면 될 테니,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예상을 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만 갔고, 이제는 희망고문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 돼버렸습니다. ROCCAT은 Kone Pure Ultra를 무선화할 생각이 없는 걸까요? 도대체 왜?

 

ROCCAT과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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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CAT은 Turtle Beach에 인수되긴 했습니다만, 뿌리 자체는 독일 회사입니다.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독일 회사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ROCCAT은 모험을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검증된 길을 걸으려고 합니다. 이게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ROCCAT은 장인 정신을 발휘하여 하우징을 굉장히 신중하게 깎는 회사로 유명합니다. 검증된 길을 걷더라도 절대 실망스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뚝심 같은 게 있습니다. ROCCAT을 사랑하는 분들은 이런 점에 매료되었을 겁니다. 저 역시 이 철학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혁신이 없는 회사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걸음이 느린 ROCCAT 입장에서 혁신은 간단합니다. 조금 더 빨라지면 됩니다. 소비자들이 꿈꾸는 제품을 하루라도 빨리 제공하는 ROCCAT. 게이밍 기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할 겁니다.

 

ROCCAT 마우스 크기

 

 


▲ ROCCAT KAIN 120 AIMO Owl-Eye





▲ ROCCAT Kone AIMO remastered


ROCCAT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서양에 본거지를 둔 회사입니다. 자연스럽게 서양 사람들에 타깃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보면 Kone Pure Ultra는 ROCCAT 입장에서 변종에 가까운 제품일 테죠. 실제로 외국에서는 Kone AIMO와 Kone EMP가 훨씬 많이 팔렸다고 합니다. 평균적으로 손이 큰 서양인들에겐 Kone Pure 시리즈가 너무 작았나 봅니다. 새롭게 출시한 KAIN 시리즈도 어느 정도 부피감이 있는 마우스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ROCCAT은 확실히 큰 마우스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인구를 고려한다면 절대 얕볼 시장은 아닙니다. 더더군다나 한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e스포츠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니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재력 높은 시장에서 인기 좋은 제품에 힘을 싣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작고 가벼운 마우스는 왜 좋은가?

 

 

 

큰 마우스를 선호하는 분들, 분명 있으실 겁니다. 주로 팜 그립을 활용하는 분들이라면 손에 꽉 차는 느낌을 좋아해서 큰 마우스를 좋아하실 텐데요. 팜 그립은 손목 대신 팔 전체를 움직여서 포인터를 이동하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보단 정교함에 초점이 맞춰진 방법입니다. 상대방이 진입할 경로가 정해진 정통 FPS라면 팜 그립이 분명 힘을 발휘할 겁니다.

 


▲ 그립 방법에 따른 손가락이 닿는 부분 (마우스 칼럼 작성할 때 사용하는 예시 이미지)

 


▲ 배틀로열 방식을 대표하는 게임


 

 

 

하지만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게임이 존재합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배틀로열 방식 게임은 상대방이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핵 사용자가 아니라면 말이죠. 순식간에 뒤로 돌기 위해선 책상 위가 광활해야 하고 팔도 아주 크게 움직여야 합니다. 에너지 소비가 엄청납니다. 테스트를 위해 배틀그라운드 한 판을 끝내고 나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과연 배틀로열 프로게이머들은 어떻게 쥐고 게임을 할까? 프로 리그와 개인 방송을 지켜보니 의외로 팜 그립보다는 클로 그립을 활용하더군요. 클로 그립은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해서 어느 부분에 강점이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손목을 활용하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이 가능하고, 책상 위가 그리 넓지 않아도 되는 게 큰 장점입니다.

 


▲ AOS(MOBA)를 대표하는 게임


 



▲ RTS를 대표하는 게임


 

 

 

장르를 AOS(MOBA), RTS로 옮겨가면 팜 그립이 설자리는 더 좁아지게 됩니다. 빠른 화면 전환, 반복 클릭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 반복 클릭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 부분도 언급을 해야겠군요. 이거는 여러분도 지금 당장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손바닥과 손가락을 마우스에 완전히 밀착한 뒤 마우스 버튼을 빠르게 눌러 봅니다. 그리고 손바닥과 손가락을 살짝 땐 상태. 즉, 손끝으로만 마우스 버튼을 반복 클릭해봅니다. 당연히 후자가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팜 그립 상태에선 반복 클릭을 빠르게 하면 손등 쪽이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당연합니다. 힘을 줘서 손가락을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핑거 / 클로 그립은 단점이 없는 걸까요? 그럴 리가 없죠. 일단 정교함이 살짝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훈련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두 번째로는 손목을 주로 활용하는 만큼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점입니다. 마우스를 쥐기 위해선 손목이 한 번 돌아가는 형태인데, 여기에 손목을 좌우로 꺾어가며 조작하기 때문에 피로가 중첩됩니다. 무게까지 무거워지면 더더욱 부담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손목에 쌓이는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차선책으로 핑거 그립과 클로 그립은 작고 가벼운 마우스를 활용해야 합니다. 손가락과 손바닥을 억지로 넓히지 않아도 되는 Kone Pure는 이런 점에서 아주 큰 강점을 지닌 셈입니다.

 

 

다시 봐도 선녀, Kone Pure

 

 


Kone Pure 시리즈는 ROCCAT 마우스 중에서나 작은 편이지, 시중 마우스와 비교한다면 작다고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미니라는 명칭이 붙은 제품과 비교하면 부피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죠. 만약 Kone Pure 시리즈가 사라진다는 말도 안 되는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Kone Pure 사용자들은 어떤 마우스를 택하게 될까요? 부피가 더 큰 Kone EMP를 택하게 될까요? 이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Kone Pure를 사용한다는 건 기본적으로 손이 아주 크지는 않다는 걸 의미합니다. 손이 작다면 팜 그립으로도 쥘 수 있는 마우스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손이 작은데 팜 그립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EMP를 쥐게 된다면 꽉 차는 걸 넘어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담감은 마우스를 움직일 때 배가 됩니다. 두 번째로 핑거 / 클로 그립을 활용하는 분이라면, 크고 무거운 마우스를 선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유는 바로 위 단락에서 언급했으니,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그 대신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스타크래프트 1을 오랜 기간 즐긴 저는 Logitech Mini Optical 마우스를 쭉 사용해왔습니다. 단종된 후 Logitech G1을 사용하긴 했는데, 결국에는 Mini Optical과 크기가 비슷한 다른 브랜드 제품을 물색하게 되더군요. 이유는 G1 부피감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상하죠? 분명 Logitech G1은 작은 편에 속한다고 평가받는 마우스입니다. 이렇듯 작은 마우스에 적응한 사람은 부피감이 조금만 커져도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모양은 유지하면서 사양을 개선하는 Kone Pure 시리즈는 익숙함의 미학을 몸소 보여주는 마우스입니다.

▲ 사진 출처: ROCCAT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물론, Kone Pure가 한국에서 처음부터 인기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미세한 차이까지 신경 쓰는 하드코어 유저들에겐 입소문을 탄 상태였지만, 이것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프로게이머이자 스트리머인 윤루트(YoonRoot)가 뛰어난 실력으로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때마침 사용하고 있던 마우스가 Kone Pure였습니다. 이 사실이 기폭제가 되어 Kone Pure는 FPS 유저들 사이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FPS 장비라는 칭호를 얻게 됩니다. 워낙 잘 만든 하우징 덕분에 몇 년째 같은 디자인을 활용해도 비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오히려 ‘무선은 언제 나오냐, 나올 때까지 숨 참고 있을란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네요.

 

 

그렇다면 ROCCAT은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뜸 들이는 걸까?

 

 

 

 

 

▲ 고성능 무선 마우스를 대표하는 Razer Viper Ultimate(좌) / Logitech G PRO Wireless(우)

 


 

Kone Pure Ultra와 무선이 힘을 합치게 되는 순간을 많은 분이 고대하고 있습니다. 출시만 된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구매할 사람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 대열에는 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시되기도 전에 검증되었다고 봐도 무방한 제품을 ROCCAT은 왜 내놓지 않는 걸까요? 장인 정신이 발동해서 ‘완벽하지 않으면 시중에 내놓을 수 없어!’가 아니면 ‘응, 유선도 충분하니까 무선은 꿈도 꾸지 마.’ 정도로 추측을 해볼 수 있을 텐데요. 전자라면 차라리 안심입니다. 이런저런 시도를 하며 최적화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후자라면 ROCCAT에게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판단을 했냐고 말이죠. 뒤늦게 ‘슬슬 만들어볼까?’라고 생각한다면 신중한 ROCCAT 특성상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겁니다.

 

 마우스 시장은 경량화와 무선화라는 화두가 떠오르면서 급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Logitech이 지배하고 있던 무선 마우스 시장을 관망하던 Razer가 끼고 있던 팔짱을 풀고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만약 지금 시점에 Kone Pure Ultra Wireless가 시장에 등장했다면, 구도가 참 재미있었을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꿇릴 만한 구석이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ROCCAT 진영은 고요합니다.

 

마치며

▲ 편집으로 Kone Pure 마우스 케이블을 제거한 사진


KAIN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 새로운 제품에 대한 흥미는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큰 기대를 했던 게 Kone Pure Ultra 무선 버전이었습니다. KAIN 시리즈 내에도 무선 제품이 존재했기 때문에 충분히 기대감을 가질 만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지금까지 ROCCAT은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출시만 한다면 분명 인기를 끌 수 있을 텐데, 도대체 왜 출시하지 않는 거지?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가 기업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게 아니라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단지 그들이 품고 있는 철학에 십분 공감하면서도, 때로는 눈치 빠른 장사꾼처럼 시류에 편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ROCCAT은 아시아 게이머, 특히 한국 게이머들이 Kone Pure 무선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걸까요? 만약 알고 있다면, '그걸 알면서 그러고 있는 거야?'라며 야속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ROCCAT이 놀고 있는 건 아닐 겁니다. 한국 시장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i-Cafe 버전 Kone Pure와 19년 6월, 유저들을 초대하여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일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리포트 보러 가기) 베타 테스트에서 수집한 정보를 통해 새로운 마우스를 열심히 만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건 그것대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검증된 마우스 Kone Pure가 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꼭 보고 싶네요.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문득 Kone Pure Ultra 마우스에 대한 가감 없는 소비자 의견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커뮤니티 및 쇼핑몰을 닥치는 대로 돌아다녀 봤는데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가격 비교 사이트 소비자 의견 중 가장 최신 댓글이 정말 인상적이더라고요. "무선.. 무선을 내놔라 독일놈들아!!"




출처 : 퀘이사존 https://quasarzone.com/bbs/qc_qsz/views/45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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