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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식으니 SSD 시장 뜨거워지네

데이터 전송 빠르고 소음 적어… 주력 데이터 저장장치로 부상

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인수 후 올해 2분기 2위로 급부상
SK하이닉스도 시장에 뛰어들어 선두주자 삼성전자 뒤쫓아

데스크톱과 노트북PC에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밀어내고 주력 데이터 저장장치로 부상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주해 온 이 시장에 기존 HDD 업체들이 뛰어든 데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인 SK하이닉스도 도전장을 던지며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덕분에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앞으로 HDD 없는 데스크톱과 노트북PC가 보편화할 것이란 전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쫓는 WD, SK하이닉스

SSD는 HDD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내부 구조나 데이터를 저장하는 원리는 전혀 다르다. HDD는 1분에 4800~7200번 회전하는 알루미늄 금속 원판 위에 데이터를 기록한다. 바늘만큼 작은 헤드가 이 금속판 위를 움직이면서 자기(磁氣)신호로 데이터를 쓰고 읽는다. 카세트테이프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SSD 시장점유율 변화
반면 SSD는 메모리 반도체, 그중에도 전원이 꺼져도 내용이 사라지지 않는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에 데이터를 기록한다. HDD처럼 움직이는 부품이 없기 때문에 소음이나 진동이 없고 에너지 소모도 적다. 무엇보다 원판 위를 헤드가 움직이면서 생기는 시간 지연이 없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 동영상처럼 큰 파일은 5배 이상, 작은 파일은 50~100배 이상 데이터 전송 속도가 HDD보다 빠르다.

SSD 분야는 지난 몇 년간 삼성전자가 '절대 강자'였다. NAND 메모리 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술력과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할 뿐 아니라, NAND 메모리에 데이터를 읽고 쓰는 핵심 부품(컨트롤러)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2016년 초 삼성전자의 SSD 시장 점유율은 37.3%에 달했다. 2위 미국 인텔(12.2%)과 3위 미국 샌디스크(11.0%)의 3배가 넘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가장 두각을 보이는 도전자는 HDD 업체 웨스턴디지털(WD)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샌디스크를 전격 인수해 SSD 분야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통계 전문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여전히 1위를 지켰지만, 시장 점유율은 29.6%로 낮아졌다. 3년 전보다 8%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반면 샌디스크를 인수한 WD의 시장 점유율이 17.1%로 크게 오르면서 인텔을 제치고 2위 업체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달 중순 미국 아마존에서 소비자용 SSD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 회사의 SSD 제품은 1TB(테라바이트·1조바이트)짜리가 124달러(약 14만7000원)로 같은 용량대의 삼성전자 '860 EVO' 제품(130달러)보다 저렴하다.

SK하이닉스는 본래 2012년 처음 SSD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2016년부터 사업을 축소하고 기업용 제품만 판매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브랜드 파워에선 삼성과 인텔에, 가격에선 대만과 중국산 후발주자 사이에 밀리는 감이 있었지만, 최근 제품 경쟁력에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다시금 SSD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불황이 SSD 시장엔 호재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3년 90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SSD 시장 규모는 올해 241억달러로 2.7배 성장했다. 2023년에는 353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는 HDD의 느린 속도로는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대표되는 초고속·초고용량이란 IT 산업 트렌드를 못 쫓아가기 때문이다.

데스크톱과 노트북PC 시장에서도 SSD는 기본 사양이 돼가고 있다. 데스크톱PC에서는 128~256GB(기가바이트·10억바이트)의 SSD와 1~2TB의 고용량 HDD를 같이 채용하는 것이 대세다. 노트북PC에선 아예 HDD 없이 256~512GB의 SSD만 탑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역설적으로 SSD 시장의 확대를 거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NAND 플래시 시장 점유율이 각각 34.9%와 10.3%에 달할 정도로 대량의 NAND 메모리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달러 후반대였던 NAND 플래시 반도체 가격(128기가비트 제품 기준)이 올 들어 3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점점 악화하는 상황이다. 만약 NAND 반도체를 SSD로 가공해 판매하면 추가적 부가가치를 붙일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가 아닌 완제품을 만들어 팔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시장 확대와 함께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SSD 제품 가격은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250GB 내외 용량 제품의 경우, HDD 자리에 바로 교체해 쓸수 있는 SATA 규격 제품이 4만~6만원대, 데스크톱 혹은 노트북PC의 기판에 끼워 쓰는 NVMe 규격 제품이 5만~9만원대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30% 이상 저렴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1TB대 고용량 제품도 최근에는 11만~13만원대까지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조만간 HDD 없이 SSD만 달린 데스크톱PC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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